도서 나는 그냥 버스기사입니다. -허혁 지음
전주의 한 시내버스기사의 자신과 마주하는 묵묵한 글쓰기를 엿볼 수 있는 책입니다. 착한 기사였다가 가장 비열한 기사가 되는 자신을 관찰하고 성찰해과는 시간들을 기록하였는데요.
어릴 적 버스는 요즘 같지 않았는데 버스기사의 사정을 이해할 수도 있고 나 자신도 조금씩 버스기사에 대한 생각을 바꿀 수 있는 경험을 하였답니다.
허혁 작가는 전북 전주 출생의 전주 시내버스기사인데 20년 가까이 가구점을 운영하고 관광버스의 경력 이후 시내버스 회사에 입사하였다고 합니다.
'나는 그냥 버스기사입니다.'의 부제는 '묵묵하고 먹먹한 우리 삶의 노선도'인데요. 차례를 살펴보면 어떤 책일지 짐작이 갑니다.
<나는 그냥 버스기사입니다. 차례> 제1부. 그냥 버스기사입니다 제2부. 당신과 나 사이에, 버스 제3부. 버스사용설명서 제4부. 버스에 오르면 흔들리는 재미에 하루를 산다. |
'나는...' 으로 시작되는 고백의 글들
격일로 하루 열여덟 시간씩 시내버스를 모는 버스기사는 천당과 지옥을 수시로 넘나드는 직업이라고 표현하는데요. 버스기사의 직업을 글 쓰는 재미 때문에 대통령 하고도 바꾸기 싫다고 작가는 이야기합니다.
하나의 주제로 에세이 형식으로 글을 풀어내는데요.
쉬이 읽히는 책입니다.
운전하며 머리속으로 글을 쓰며 탈고한 글이라고 하는데 글 속에서는 다양한 승객과 가족을 만날 수 있습니다.
고백으로 시작한 글은 자기 자신을 고발하기도 하며 힘겨운 생활고와 소시민으로서의 삶을 이야기합니다. 버스회사에 대한 고마움과 불만도 오가는 모습은 동정심보다는 공감이 더 가는 글들이었는데요.
우리 회사의 경우 매월 '사고자 명단'이 게시판에 붙는다. 사회적 평판과 명예가 무엇보다 소중한 기사들에게 사고자 명단에 이름을 자주 올린다는 것은 죽음보다 더한 고통일 수 있다. 언제 무리에서 쫓겨나 정글에서 사자 밥이 될지 모른다. 누가 와락 내색은 안 해도 사고가 잦은 동료는 말발이 잘 안 선다. 아무리 잘났어도 기사는 일단 사고가 없어야 큰소리를 낼 수 있다. - 나는 그냥 버스기사입니다. 中 -허혁 지음 |
사람들은 몇차례 버스가 그냥 정류장을 지나치는 경험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버스기사들 사이에서는 '까다'라는 속어를 쓴다고 하는데요. 그마저도 이해되는 대목들이 있어서 버스기사들의 애환이 느껴졌습니다.
몇 평 되지 않는 버스 내부에 수많은 이야기들을 담아내었는데 굳이 말뿐만 아니라 표정과 몸짓, 분위기를 관찰하며 고단한 서민들의 삶을 이해해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언젠가 전주에 여행을 가면 752번 버스를 타고 싶어 집니다.
언제나 버스를 타면 버스기사님에게 수고하십니다라고 인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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