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 여행을 하면서 꼭 맛봐야 하는 맛집 리스트를 미리 작성하다가 얼마 전에 보게 된 최자 로드의 구례 여행 편에서 본 해태닭집을 최우선 순위에 넣어두었답니다.
해태닭집의 운영시간을 잘 고려해서 미리 주문해두고 찾으러 가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지만 앉아서 맛볼 수 있는 매장이 아니기 때문에 숙소 체크인과 운영시간을 고려한다면 저녁 전에 픽업이 가능했답니다.
구례의 감성 느껴지는 해태닭집
노포 감성, 시장통의 닭집의 느낌이 그대로입니다. 어릴 적 재래시장의 어느 모퉁이에나 꼭 있었던 닭집의 모습입니다. 생닭 파는 곳에서 유행을 타고 튀김닭, 통닭을 팔기도 했었죠. 지나갈 때면 고소한 튀김 냄새가 자극적이었던 곳이죠.
해태 닭집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름부터 아주 정감이 갑니다.
위치는 이곳인데요. 구례5일장, 상설시장과는 조금 거리가 있습니다.
해태닭집의 주인분께서는 생닭을 손질하고 계시더군요. 사진을 여기저기 찍자 부담스러워하시는 것 같으셨답니다. 최자로드에서도 등장하시지 않고 촬영을 하신 것 같은데요.
20년 동안 운영하셨다니 그 수많은 프랜차이즈 치킨집들이 생겨났음에도 이렇게 유지되는 것은 그 이유가 있겠죠. 이름부터 정감 가는 해태닭집! 주문을 해두고 방문했지만 조금 일찍 가서 생닭 다듬고 튀기는 것도 볼 수 있었는데요.
염지 없이 생닭을 바로바로 튀겨주신다는 것과 기름이 아주 깨끗했다는 것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포장은 아주 심플한데 기름이 흘러내리거나 잘 묻지 않았습니다. 아버지가 어릴 적 시장에서 사 오던 통닭이 생각나더군요.
옛 생각 나는 기본에 충실한 통닭집
우리가 언젠가부터 양념 통닭을 먹고 난 뒤에 일반 프라이드치킨 한마리를 다 먹지 못한 경험도 생겨났는데요. 가만 생각해보면 프라이드 치킨 자체의 느끼함이 원인이라고 생각한답니다.
그런데 어릴 적 집에서 어머니가 해주시던 치킨은 질려서 먹지 못하는 경우가 없었거든요. 배가 너무 불러서 못 먹었으면 못 먹었죠.
그런데 해태닭집의 통닭이 딱 그랬습니다. 튀김 자체가 과하지 않고 가장 자연스러운 두께이고 기름이 손에 잘 묻어나지 않았고 맛이 정말 담백했답니다.
초등학교 때 어머니가 방학이나 소풍 때 가끔 해주시던 집에서 튀긴 통닭 맛이 생각나기도 했답니다. 분명 프라이드치킨인데 건강한 맛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맛이었습니다.
양념 없이도 이렇게 맛있다니... 게다가 우리가 보통 한 마리라고 느끼는 양과는 차원이 다른 큰 닭입니다. 우리는 그동안 병아리를 먹고 있었던 거죠. 유명한 맛 칼럼니스트도 큰 닭이 더 맛있다고 얘기하던데 먹어보니 이해가 됩니다.
양도 양이지만 기름기가 느껴지지 않은 담백함이 기본기에 충실한 맛이 묵직했습니다. 많이 먹어도 질리지 않아서 좋았는데요. 특히 함께 여행 온 조카들도 무척이나 좋아했고 다른 치킨들과 비교해서 건강하다는 생각도 들었답니다.
닭발을 먹을 줄 아는 조카 녀석이 벌써 닭발 튀김을 가져가 먹어버린 순간이었습니다.
구례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선택은 해태닭집
구례 여행에서 맛집을 찾으라면 수도 없겠죠. 하지만 그중에 해태닭집을 선택한 일이 참 잘한 일이라고 생각되어지는데 20년의 우직함이 느껴졌고 가게의 느낌, 포장, 맛에 쓸데없는 기교가 느껴지지 않고 순수함마저 느껴졌습니다.
아참 추가로 구례 여행 중이시라면 빵좋아하신다면 여기도 참고에 보세요.
[오일장 맛집] ▶ 구례 맛집 백련산방 오일장 구경도 식후경
[구례 카페] ▶천개의 향나무숲 풀내음의 깊이가 다르다
[구례 빵집] ▶ 목월 빵집 빵지순례 성지구례 맛집 목월 빵집 빵지순례자의 성지
끝으로 해태닭집은 인위적인 옛 감성이 아니라 그냥 그 자체가 사람들이 잊고 사는 무언가를 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최자로드에 소개된 통잡집이라서가 아닙니다. 찾아보면 수없이 많은 맛집들... 하지만 기교 없이 기본에 충실해도 이렇게 맛으로 사람의 추억을 소환시키고 감동시킬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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